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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Poet / Essay
냥젤리 스퀴시 같은 가족3 / 4

또 이런 걸 사 왔다

딸의 가방에서는 자주 무언가가 굴러떨어진다 — 포인트 상점에서 바꿔 온 부스러기, 가챠 캡슐 안의 누구도 모를 캐릭터, 그리고 또 한 번 풀어 보는 1+1. 딸 캐릭터의 무용함 인벤토리. 시리즈 '냥젤리 스퀴시 같은 가족' 3편.
2026-05-18 · 1회 읽음
가족냥젤리무용함시리즈3편

또 이런 걸 사 왔다

딸의 가방에서는 자주 무언가가 굴러떨어진다. 떨어진 그 자리에는 거의 항상 딸의 흡족한 미소가 한 번 지나가고, 옆에 있는 내 입에서는 한 줄이 굴렀다 — 또 이런 걸 사 왔다. 발 모양 젤리 한 쌍을 가져왔던 그 저녁부터 이 한 줄은 자리를 잡고 있다.

가방을 기울이자 스티커·작은 인형·종이쪽·가챠 캡슐이 우르르 쏟아지고, 흡족하게 웃는 딸의 삽화

포인트라는 환율

도장에는 포인트 상점이 있다. 발차기를 잘하면, 인사를 잘하면, 띠 매듭을 똑바로 매면, 포인트를 한 장씩 받는다. 그게 모이면 상점에서 무언가를 골라 올 수 있다. 그 환율을 처음 본 자리에서 반년치 → 발바닥 한 쌍이라는 환산이 한 번 갈피를 잃게 했지만, 딸 쪽에서는 흔들림이 없었다.

가챠

가챠는 또 다른 자리다. 동전 하나를 넣고 손잡이를 한 바퀴 돌리면 캡슐 하나가 떨어진다. 안에는 누구도 모를 작은 캐릭터가 들어 있고, 딸은 그 자리에서 흡족한 미소를 한 번 짓는다. 미소가 무엇을 향한 것인지 묻지는 않는다. 묻는 자리가 아니다.

부스러기들

그림 노트 사이에 스티커가 끼어 있다. 가방 안에 작은 인형이 굴러다닌다. 책상 위에 정체불명의 종이쪽들이 쌓여 있다. 어른의 시각으로는 정리 대상이지만, 딸의 자리에서는 작은 우주의 부품들이다. 어느 것 하나 어디에 쓰는 물건이 아니지만, 어느 것 하나 그냥 버려도 되는 자리도 아니다.

1+1을 또 풀면서

가장 큰 무용은 따로 있다. 천 번쯤 풀어 본 1+1을 그림 노트에 또 한 번 천천히 쓰는 시간. 답을 모르는 게 아니다. 푸는 행위 자체가 무엇인지를 그 자리에서 몸으로 익히고 있는 것 같다. 효율로는 영영 안 잡히는 시간이다.

창가 햇살 아래 책상에서 노트에 1+1을 천천히 적는 딸의 따뜻한 삽화

모아 두면

이 부스러기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두면, 어렴풋이 한 사람의 결이 보인다. 무용한 것을 굳이 사 오고, 굳이 보관하고, 굳이 또 풀어 보는 사람의 결. 다만 그 결이 한 사람의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편은 그 자리에서 옆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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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 2026. 9. 20.